호카 카하2 GTX는 2022년을 맞아 호카에서 주력으로 내놓은 중등산화입니다. 카하1과 달라진 점을 소개하고, 호카 등산화만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기존 아나파카가 가진 아웃솔 길이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에게는 호카 중등산화의 메인 라인인 카하2 GTX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카하2를 신고 설악산 대청봉을 다녀온 뒤 느낀점도 함께 적었습니다.

 

카하2의 장점

 

1) 무게 

호카오네오네 시절에는 사실 러닝화보다 등산화 쪽에 관심이 컸던 브랜드였습니다. 이전에 카하1과 고민하다가 아칼리라는 모델을 맨 처음 구입했었는데 등산화의 유연성과 벨크로 덮개를 이용한 끈 처리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잘 사용했습니다. 마일리지가 끝나 떠나보낸 후 다음으로 어떤 중등산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마침 카하2가 발매됐습니다.

 

호카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중등산화에서 느낄 수 없는 엄청난 가벼움입니다. 이는 5시간 이상의 중장거리 산행 시 특히 장점을 발휘합니다. 기존 국내 브랜드 중등산화 270mm기준으로 약 600g 초중반 혹은 해외 브랜드 중 가죽으로 만들어진 등산화가 약 700g 이상입니다. 이는 한쪽 무게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양쪽을 모두 합치면 최소 약 1.3kg을 다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 동안 신고 다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호카 카하2 GTX는 이에 반해 270mm 기준으로 약 533g입니다. 무게만으로도 충분히 구매할만한 제품임에 틀림없습니다. 호카오네오네 시절에는 높은 가격 대비 아쉬운 마감으로 선택에 고민이 생겼지만 현재는 마감도 훨씬 나아졌습니다. 더불어 카하2는 재생소재를 일부 사용했는데 무게 기준으로는 약 43%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무척 올바른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2) 디자인

카하는 호카의 여러 신발 중 가장 무난(?)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색상 역시 가장 메인인 중등산화인 만큼 주력 색상이 무척 좋습니다. 1에서는 샌드와 블랙이었는데 2로 넘어오면서 그린, 블루, 레드로 변경됐습니다. 세 가지 색상 모두 너무 진하지 않고 우리나라 산과 조화로운 느낌이 드는 정도로 채도가 살짝 낮아졌습니다.

 

기존 아나파카가 보여준 실험적인 아웃솔이 아니라 카하2의 아웃솔은 무난하고 산행 시 불편함이 없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볼 때에는 미드솔의 높이가 너무 높은 게 아닌가 걱정할 수도 있지만 실제 높이는 포어풋 26mm 힐 32mm로 크게 부담 없는 높이입니다(남성 기준, 여성은 약 3mm 더 낮습니다). 힐드랍은 따라서 6mm로 호카가 추구하는 쉬운 산행을 하는데 효율적입니다.

 

3) 기능

아웃솔은 비브람 창을 사용했습니다.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 산들의 특성을 얘기하면서 여러 등산화들이 아웃솔의 미끄럼 방지능력을 많이 내세우는데 개인적으로 여러 산행을 하면서 슬립이 일어나는 경우는 바위보다는 마른 흙길이었습니다. 비에 젖은 돌을 밟고 올라가는 경우가 사실 우리나라 산에서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웬만한 산의 경사로에는 거의 다 계단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존경합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따라서 비브람이든, 미쉐린이든, 다른 특수 소재이든 아웃솔로 인한 암석에서의 슬립은 큰 걱정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슬립은 신발 아웃솔 만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스틱 활용도 중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한발 한발 내딛음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장갑을 끼고 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아웃솔의 기능적 측면으로 돌아와서 호카 카하2 GTX는 비브람 메가그립을 사용해 이전보다 향상된 접지력과 견인력을 보여줍니다. 

 

 

 

4) 카하1과 2의 차이

카하(Kaha)는 힘과 자원을 의미하는 마오리족 언어입니다. 오르막을 더 쉽게, 내리막을 좀 더 빠르게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발이라는 의미를 표현했습니다. 무척 가볍고, 기존 등산화 대비 쿠셔닝이 좋으며, 고어텍스를 활용해 적절히 발의 건조함을 유지해줍니다.

 

1보다 2가 약 15g 무거워졌으나 이는 소재의 변경 및 디자인의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입니다. 더불어 역시나 다른 등산화보다 아직도 무척 가볍습니다.

 

신발끈을 묶는 부분에서 플라스틱 고리가 2개>3개로 늘어났고 힐컵 부분의 완충재 높이가 좀 더 높아져서 장기간 산행시 발 뒤쪽의 피로감이 조금 줄어든 느낌입니다.

 

5) 오색코스 등산(오색약수터~대청봉~한계령 휴게소)

카하2를 신고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한계령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이전부터 호카 브랜드 등산화를 즐겨 신었기 때문에 별다른 적응 없이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오색의 암반 오르막 코스에서 무리 없이 오를 수 있었고, 대청봉을 지나 한계령으로 내려올 때 특히 많은 미끄러운 구간(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돼서 정신력을 지치게 함)에서도 무척 발이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전 호카 아칼리 등산화는 신발끈의 정리가 벨크로 커버를 이용해 덮어버리는 무척 깔끔한 구조였기 때문에 신발끈이 바깥으로 노출되는 카하2가 약간 불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자칫하면 신발 끈이 반대편 플라스틱 고리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하산시에는 특히 매듭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호카 카하2 GTX에서도 샌드 색상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는 모두 만족할만한, 아쉬운 부분을 찾기 힘든 좋은 등산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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