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짧고 쉽게 쓰인 명작, <시간의 역사>와 호킹지수

 

시간의 역사는 1988년 출간된 전무후무한 현대 물리학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아마도 시간의 역사가 가진 기록을 당분간 다른 책이 깨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번 이런 어려운 책을 접했던 독자들이 과연 다음 (천체)물리학 도서에 도전을 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거든요.

 

이런 <시간의 역사>에서 핵심 내용을 유지한 채 보다 쉽게 쓴 작품이 이번에 리뷰할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입니다. 시간의 역사는 호킹지수라는 놀라운 판별식도 탄생시켰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를 집필한 이후 등장한 표현인데요, 책 전체 페이지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비율을 말합니다.

 

시간의 역사 이전에도 이렇게 누구나 제목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아무도 읽어보지는 않은 책들이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좀 더 구체화시킨 공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시간의 역사> 호킹지수는 6.6%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역사는 현대 물리학이 발견한 위대한 성과를 우리에게 전하는 고마운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물리학이 다루는 모든 힘들에 관한 완전한 통일이론을 찾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최근의 진보를 기술했어요. 특히 끈이론의 발전과 다른 물리학 이론들 사이의 이중성 혹은 상응성을 다룹니다. 이는 통일된 물리학 이론의 존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접근했습니다. 이 책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그 발견들이 알려준 희열과 그 결과로 탄생한 새로운 진실의 모습들을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그가 남긴 이야기를 요약하고 작품을 읽고 난 뒤의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스티븐 호킹 박사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

작은 거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우주와 인간,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통해 유명한 말들을 많이 남겼어요. 그중에서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문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인생이라도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존재한다.

However difficult life may seem, there is always something you can do and succeed at.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 당신의 발만 보지 말고. 여러분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지 궁금해하길 바란다. 호기심을 가져라.

Look up at the stars and not down at your feet. Try to make sense of what you see, and wonder about what makes the universe exist. Be curious.

 

3.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_본문 요약

1)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상대성이론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시간이 공간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거나 공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으며, 공간과 결합하여 시공이라는 대상을 이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쉽게 납득할만한 개념이 아니다. 심지어 물리학계에서도 상대성이론이 보편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불린다. 왜냐하면 그 이론은 빛의 속도가 모든 관찰자에게 동일하다는 것과, 물체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매우 성공적으로 설명했지만, 뉴턴의 중력이론과는 조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턴의 이론에 의하면, 서로 끌어당기는 두 물체는 그들 사이의 거리에 따라서 달라지는 힘으로 서로를 끌어당긴다. 그것은 우리가 두 물체 중 하나를 이동시키면, 다른 물체에 미치는 힘도 즉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양이 갑자기 사라질 경우 생기는 중력효과가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광속이나 그 이하의 속도로 우리에게 전달되어야 하나 뉴턴의 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즉각적으로 태양의 중력을 느끼지 않고 무한대의 속도로 궤도를 벗어나야 한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일반상대성이론이라고 부르는 혁명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시공은 그 속의 질량과 에너지의 분포에 따라 휘어져(구부러져) 있으며 지구와 같은 천체들은 중력이라고 하는 힘을 받기 때문에 곡선 궤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 속에서 직선에 해당하는 선, 즉 측지선(geodesic, 인접한 두 점을 잇는 최단 혹은 최장 거리)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물체들은 항상 4차원 시공 속에서는 측지선을 따라서 움직인다. 물질이 없으면 4차원 시공에서의 측지선은 3차원 공간에서의 직선과 일치한다. 물질이 있으면 4차원 공간은 변형되고, 3차원 공간 속의 물체의 경로는 휘어진다(과거 뉴턴 이론에서는 그 휘어짐을 중력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광선도 시공 속에서 측지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사실은 빛이 공간 속에서 직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장이 빛을 휘어지게 만든다고 예측한다. 예를 들어 태양 주위에서 빛의 경로는 태양의 질량 때문에 태양 쪽으로 약간 휘어져야 한다. 이는 멀리 떨어진 항성에서 출발해 태양 근처를 지나가게 된 빛이 작은 각도로 굴절되어, 지상의 관찰자에게는 그 항성이 다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리라는 것을 뜻한다. 

(중략)

특수상대성이론이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관찰자에게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고 말하는 것처럼,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장 속에서 다른 높이에 있는 관찰자에게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고 말한다. 중력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효과가 더 커진다. 뉴턴의 운동 이론은 공간 속의 절대공간이라는 개념에 종지부를 찍었다. 상대성이론은 절대 시간의 개념을 제거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공간과 시간은 역동적인 양이다. 물체가 움직이거나 힘이 작용하면, 시간과 공간의 곡률에 영향이 미친다. 반대로 시공의 구조는 물체가 움직이고 힘이 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시간과 공간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것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시간과 공간 개념이 없이는 우주 속의 사건들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우주의 경계 바깥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우주는 역동적이고 팽창하는 개념으로 대체됐고, 유한한 과거에서 시작됐으며, 유한한 미래에 종말을 맞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됐다.

 

 

2) 우주의 팽창에 대한 부족한 설명,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한 양자중력이론

 

초신성 폭발 직전에 생성되는 무거운 원소들 중 일부는 은하 속의 기체 구름 속으로 다시 방출되어 다음 세대의 별들을 구성하는 재료가 된다. 우리의 태양은 그런 무거운 원소들을 약 2퍼센트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태양은 약 50억 년 전, 전에 있던 초신성의 방출물을 포함하고 있는 회전하는 기체 구름으로부터 형성된 제2세대 혹은 제3세대 항성이다. 그 기체 구름 속의 기체는 대부분 태양을 형성하는 데에 쓰였거나 공간 속으로 멀리 흩어졌다. 그러나 무거운 원소들 중 일부는 모여들어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들을 형성했다. 우리의 금고 속에 있는 금과 원자로 속에 있는 우라늄의 우리의 태양계가 탄생하기 전에 일어난 초신성 폭발의 잔재이다! 20세기에 이르러 인류의 우주관은 변화했다. 우리는 우리의 행성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고, 시간과 공간이 휘어져 있으며 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발견했으며,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며 탄생 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매우 뜨거운 상태에서 출발한 우주가 팽창하면서 차가워졌다는 생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가진 모든 관찰 증거들이 이 생각과 일치한다는 것은 일반상대성이론에게는 대단한 성취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수학이 무한을 제대로 다룰 수 없음을 생각할 때, 일반 상태 성 이론이 우주가 빅뱅에서, 즉 우주의 밀도와 시공의 곡률이 무한대인 시점에서 시작되었다고 예측한다는 것은, 그 이론이 무너지는 지점이 즉 무용지물이 되는 지점이 우주 속에 있다고 예측하는 것과 같다. 한 이론이 무한대의 온도나 밀도나 곡률 같은 특이점을 예측한다는 것은 그 이론을 수정해야 한다는 신호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불완전한 이론이다. 왜냐하면 그 이론은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세기는 또한 자연에 관한 또 하나의 위대한 부분 이론을 탄생시켰다. 그 부분 이론은 양자역학이다. 그 이론은 매우 작은 규모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룬다. 빅뱅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따르면, 우주는 매우 작아서 우주의 "거시 규모" 구조를 연구할 때조차도 양자역학적 미시 규모 효과를 무시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우주 탄생의 매우 이른 초기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 희망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하여 단일한 양자중력이론을 구성함으로써 우주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양자중력이론에서는 평범한 과학법칙들이 시간의 시작점을 포함한 모든 지점에서 타당할 것이며, 어떤 특이점도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3) 인간 중심 원리와 물리학의 통일 이론

인간 중심 원리란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주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왜 우주는 우리가 보는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만약 우주가 다른 모습이라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간단히 답한다. 

 

끈이론에 인간 중심 원리를 대입한다면 추가 차원들이 둥글게 말려있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한 가지 가능한 답을 내놓는다. 우리와 같은 복잡한 존재가 발달할 수 있으려면, 두 개의 공간 차원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면 2차원적인 지구의 표면 위에 사는 2차원적인 생물들은 서로 지나가기 위해 서로를 타고 넘어가야 한다. 또한 2차원적인 존재에게는 순환적인 혈관계와 소화계가 존재할 수도 없다.

 

공간 차원이 세 개 이상이 되어도 문제가 생긴다. 그 경우 두 물체 간의 중력은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서 3차원에서보다 더 빠르게 감소할 것이다(3차원에서는 거리가 두 배가 되면 중력은 1/4가 된다. 똑같이 거리가 두 배가 될 때 4차원에서는 중력이 1/8이 되고, 5차원에서는 1/16이 된다). 그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그럴 경우 지구처럼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들의 궤도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원궤도에서 발생하는 아주 작은 요동(작은 행성의 중력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과 같은)으로도 지구는 나선을 그리며 태양에서 멀어지거나 태양에 가까워질 것이다. 실제로 중력은 3차원 이상의 차원에서는 거리에 따라서 이와 같이 변하기 때문에 이미 태양은 안정적인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은 한 개의 시간 차원과 세 개의 공간차원이 작게 감겨 있지 않은 시공 영역들에서만 존재할 수 있음이 분명한 것 같다. 그러므로 만일 끈이론이 우주 속에 그런 영역들이 존재하는 것을 적어도 허용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약한 인간 중심 원리에 기대어 우주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4) 통일 이론이 추구하는 것

뉴턴의 시대에는 교양인이라면 인류의 지식 전체를 최소한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급속한 과학의 발전은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론들은 항상 새로운 관찰을 설명하기 위해서 변화하므로, 결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적당하게 요약되고 단순화되지 않는다. 오직 전문가만이 과학적 이론들의 작은 일부분이나마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더군다나 그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언제나 약간 시대에 뒤진 것들이 될 수밖에 없다.

 

오직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식의 첨단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 역시 모든 시간을 바쳐 작은 영역이나마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70년 전 일반상대성이론을 이해한 사람은 오직 두 명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수만 명의 대학 졸업자들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최소한 일반상대성이론의 기본 개념에 익숙해진다.

 

만약 완전한 통일 이론이 발견된다면, 그 이론이 소화되고 단순화되어 학교에서 최소한 개괄적으로나마 가르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모두가 우주를 지배하고 우리 존재의 원인이 되는 법칙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완전하고 일관적인 통일 이론은 첫 단계일 뿐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우리 주위의 사건들과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완전한 이해이다.

 

 

5) 결론

우리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이렇게 묻는다. 우주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주 속에서 우리의 지위는 무엇이며, 우주와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주는 왜 이런 모습으로 존재할까? 이 질문들에 대답하려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각자 어떤 세계상을 선택한다.

 

우주가 굳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 이론은 자신의 존재를 관철시킬 만큼 강력한 이론일까? 혹은 통일이론은 창조자를 필요로 할까? 만일 그렇다면 창조자는 우주에 다른 영향도 미칠까? 그리고 창조자는 누가 창조했을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우주가 무엇인가를 기술하는 새로운 이론들을 발견하는 데에 몰두한 나머지 우주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다른 한편 왜라고 묻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철학자들은 과학이론들의 발전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18세기에 철학자들은 과학을 포함한 인류의 모든 지식을 자신들의 연구분야라고 생각했고, 우주의 시작이 있었을까 하는 따위의 문제들을 논했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에 과학은 극소수의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철학자들이나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전문적이고 수학적인 것이 돼버렸다. 철학자들은 연구 영역을 크게 줄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에 남겨진 유일한 과제는 언어분석이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칸트에 이르는 위대한 철학의 전통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치명적인 몰락인가!

 

그러나 우리가 완전한 이론을 발견한다면, 머지않아 모든 사람들이 그 이론의 대략적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철학자들과 과학자들과 일반인들 모두가 우리와 우주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간 지성의 궁극적인 승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독서후기

나름 밤도 새 가면서 별과 은하수 보러 다니고 우주에 관한 책 몇 권을 읽어 우주에 대해 뭔가 어렴풋이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쯤 접한 스티븐 호킹의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는 '쉬움'이라는 말이 이렇게 상대적일 수 있구나 하는 벽을 느끼게 해 줬습니다. 하지만 뭔가 차분하게 두세 번 읽어보니 나름대로 무척 쉽게 쓰기 위해 공을 들인 게 느껴지는 좋은 글이었음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이 책은 그가 가진 우주에 대한 관점과 뉴턴,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우주 그리고 그들의 이론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후 우주의 팽창, 즉 빅뱅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연결시키고 이후 양자 중력이론이라는 그의 통일 이론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시켜서 우주의 근원에 대해 이성적으로 탐구하고 싶다는 그의 꿈은 같은 인간으로서 경외감이 들만큼 엄청난 포부로 느껴졌어요.

 

빅뱅이론과 심슨에 나온 단편적인 모습으로만 봐서 막연한 친근함만 갖고 있었는데 왜소한 체구 속에 감춰진 그의 사상은 정말 거대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우리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했었다는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문제는 스티븐 호킹이 이 생각을 전한 페이지까지 가는 난관이 정말 매우 무척 힘들었다는 것.

 

앞서 말한 것처럼 모두가 제목을 알고 있고 책도 갖고 있으나 다 읽지 않은 그런 책들이 있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나 오디세이아 같은 책들이 생각나는데 전체 페이지를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끝까지 읽은 비율을 계산하는 공식을 호킹 지수라고 합니다. 시간의 역사의 호킹 지수는 약 6.6%라고 하네요. 다행히 이번에 읽은 책은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여서 끝까지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땡스 투 스티븐 형님(그리고 까치글방).

 

 

철학과 역사 문학의 의미는 점점 사라져 가고 과학의 발전, 자본의 확충만이 중요한 이 세상에서 그의 거시적인 분석과 판단은 부드러운 충격을 우리에게 전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다들 고등학교 때 배워서 그 중요함을 망각하는 기본적인 힘의 법칙들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어떤 의미였을지. F=ma, E=mc²처럼 언젠가 시간이 흘러 물리학의 통일 이론이 완성되고 널리 알려지게 된다면 양자역학 공식 같은 것들이 상식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올 수도 있겠죠? 

 

여기까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A Briefer History of Time)에 대한 독서 리뷰, 독후감이었습니다. 책 자체는 두껍지 않고 내용 자체도 깊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안에 담긴 그의 생각은 엄청난 깊이를 보여주는 뛰어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다음 저서인 위대한 설계는 서평이 다음과 같아요. 조만간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21세기 “최고의” 우주물리학자가 20여 년 전에 「시간의 역사」에서 제시했던 우주와 생명에 관한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거의 궁극적인 대답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